서산 동부시장을 둘러싼 뿌리깊은 ‘공무원病’.
소비자고발뉴스 | 입력 : 2015/02/04 [12:28]
[SGN=안옥인기자] 충남 서산시내 한복판에 있는 동부전통시장은 서산시내 주부들 뿐만아니라 서울과 경기도 등 대도시 주부들이 자주 찾는 인기 시장이다.
서해안에서 어부들이 건져내는 싱싱한 해산물 뿐만이 아니라 서산과 인근 지역의 비옥한 토양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또한 풍부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나오는 제철 생선은 물론 꽃게. 새우, 어리굴젓 등 수산물과 함께 뜸부기쌀, 육쪽마늘, 생강, 대파 등 농산물을 보면 대형마트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그래서 최근 5일장 붐과 함께 도시 주부들도 찾고 싶어하는 시장이며, 특히 농어촌 출신들에게는 잃어버린 향수도 선사한다.
그래서인지 동부시장은 충청도 서해안 최대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이런 시장도 고민거리는 있다. 대형마트가 대도시는 물론 소규모 도시까지 파고들자 다른 대형시장 처럼 위축됐다. 주차문제도 심각했다.
"주말과 공휴일에 몰려오는 외지차량만 수용할 수 있어도 서산시내 상권이 살아날 수 있을텐데" 역대 민선 서산시장들의 공통된 고민이었다. 하지만 주차장 부지값이 워낙 비싸 누구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이번 조성된 공영주차장 부지값만 봐도 역대 서산시장들의 고민을 알 것 같다. 부지매입비만 68억1900만원이 들어갔으니까. 부지면적은 5014㎡이고 142대가 주차 가능하다. 도심이라고는 하지만 소도시 땅값치고는 엄청 비싸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시장상인들의 숙원사업이어서 서산시는 주차장 조성사업을 강행했다.
그러나 주차장 조성 막바지에서 서산시청의 무사안일한 업무처리로 인해 공무원들이 축제의 날에 재를 뿌린 격이 됐다.
서산시는 지난달 21일 이완섭 시장을 비롯해 시의회 의원, 기관단체장,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 주차장 조성비 8억700만원을 포함해 76억2600만원의 거액이 투입됐지만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믿음에 모두가 즐거워 했다.
하지만 서산시 공무원들은 이날 준공검사와 영업신고 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준공식을 갖고 불법으로 주차장 영업을 한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주차장 토목공사 감독도 규정에 맞지 않게 건축직 공무원이 수행했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시 공무원들은 부랴부랴 지난달 27일 관련부서에 주차장 준공검사 의뢰서를 제출하고 2일 만인 29일 준공검사를 냈다.
주차장 영업신고도 위탁업체 앞으로 서둘러 냈다. 준공검사를 받지 않은 일반 건축물에 사전 입주해 영업을 하다 적발되면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공무원들을 보아 온 시민들이 화가 날만도 했다. 여기저기서 준공도 내기전에 주차요금 받는게 그리 급했느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같은 언론의 지적에 시 당국은 준공검사에 앞서 주차요금을 받은 것은 잘못 된 일 이라고 시인하면서도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심지어 언론보도 막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이러다가 동부시장 상인들이 어렵게 지켜온 상권을 인근 경쟁시장에 내주는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S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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