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뉴스=황채원 기자] 최근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원의 특혜성 부당대출을 내준 혐의가 있다는 금융감독원의 발표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0년 4월3일에서 2024년 1월16일 기간 중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원(42건)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고 우리은행으로부터 454억원(23건) 대출을 받은 법인들은 전·현직 대표와 대주주가 모두 손 전 회장의 친인척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금융 측은 "과거 손태승 전 회장 당시에 이뤄진 일로 현 회장이나 은행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저지른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2022년에는 본점 기업개선부 차장이 회삿돈 70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고 올해는 김해지점 대리가 180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게다가 부정대출 혐의로 고소된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씨는 '우리은행 명예지점장'이라는 직함이 새겨진 명함을 사용하며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명예지점장 명함을 사용하며 손 전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김씨를 명예지점장으로 공식 위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점 발전에 기여도가 높은 우수거래처 대표 등 VIP고객을 지점장이 추천하면 본점에서 심사를 거쳐 명예지점장으로 선정하고 있지만 현재는 공식 명예지점장도 별도의 명함이 나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말대로라면 결국 김씨가 사칭을 했다는 것인데 이를 그대로 묵과한 우리은행은 과연 책임이 없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은행권,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 직원들은 "또 '우리'냐. 왜 우리는 조용한 날이 없냐"며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누리꾼들은 아예 "'우리은행' 사명을 '너네은행'으로 고쳐라"라며 우리은행을 비난하고 나섰다. 은행이라는 공공기관이 전직 회장의 친인척에게 선심성 대출을 남발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임에는 분명하다. 임종룡 우리은행 회장은 12일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다.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며 쇄신을 약속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에도, 올해도 횡령과 허위 대출 사태가 일어났고 이번엔 아예 손 전 회장 친인척이 연루된 부정 대출이 드러났다. 이쯤되면 이것은 실수도, '몰랐다'도 허용이 되지 않는다. 거기에 최근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서민들이 우리은행의 '대출 파티'를 어떻게 볼 지는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은행의 브랜드 캠페인이 있다. '우리를 위해 우리를 바꾼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 캠페인은 '우리'라는 말의 특별한 힘을 믿고, '우리' 고객,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우리' 지구를 위해 혁신을 거듭하며 '우리 마음 속 첫 번째 금융'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도대체 '우리은행'의 '우리'가 정말 '우리'인지가 궁금할 정도다. 신뢰를 쌓아도 모자를 상황에서 계속 신뢰를 떨어뜨리고 특정인을 우대하는 '우리은행'이라면 그 '우리'는 결국 '손태승 전 회장 일가'에 한정된 것이라고, '고위층'에 한정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설사 현 회장단의 잘못이 아니라고 해서 회장단의 의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신뢰를 찾아야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은행은 자칫 '손태승은행'이 될 수 있다. 진정 '우리은행'의 '우리'는 누구인가? 냉정하게 생각해야할 때다. SGN hcw@economicpost.co.kr <저작권자 ⓒ 소비자고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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