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알 과자·맥주박 에너지바···식품업계 업사이클링 '붐'CJ제일제당, 깨진쌀·콩비지 활용한 과자2종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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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뉴스=김기현 기자] 식품업계가 제품 생산 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업사이클링(새활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업사이클링 제품은 환경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에게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고, 자원을 재활용해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로 평가 받는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출시하고, 첫 제품으로 '익사이클 바삭칩' 2종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쌀 도정 과정에서 깨진 쌀알과 두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콩비지를 가공해 만든 과자다.
CJ제일제당은 식품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푸드 업사이클링 사업을 시작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직원 6명이 푸드 업사이클링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해당 사내벤처는 '식품 부산물로 뭔가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깨진 쌀알과 콩비지를 활용한 제품을 만들었다. 향후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주류업계는 맥주를 만들 때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한 식품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협력을 넓히고 있다. 맥주 제조 시 발생하는 부산물인 맥주박은 식이섬유와 단백질 등이 풍부하지만 식용으로 활용하지 못해 대부분 버려졌다.
오비맥주는 이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밀가루 대체 식품을 제조하는 푸드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손잡고 에너지바와 그래놀라, 시리얼 등 간편 대체식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제맥주기업 카브루도 리하베스트와 손잡고 수제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식품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스낵 형태 외에 피자, 베이커리 등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을 만들 때 발생하던 부산물을 활용한 포장재와 기획상품(MD) 제작도 활발하다. 일부 기업은 업사이클링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이색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롯데제과는 한솔제지와 함께 초콜릿 원료로 사용된 후 버려지는 카카오 열매의 부산물을 이용한 친환경 종이포장재 '카카오 판지'를 개발했다. 개발된 소재는 80여종의 비스킷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생활폐기물로 취급되던 커피찌꺼리를 MD로 만들 계획이다. 향후 5년 내에 재활용률을 100%까지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며 커피 찌꺼기의 활용 범위도 더 넓혀 나갈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큐클리프'와 맥아 포대를 재활용한 '테라X큐클리프 업사이클링백'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애슬레저 브랜드 스컬피그와 협업한 '테라X스컬피그 친환경 레깅스'를 출시했다.
제주삼다수를 생산, 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투명페트병의 업사이클링 활성화를 추진한다. 제주도에서 직접 수거한 페트병을 효성티앤씨에 공급해 '리젠제주' 재생섬유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업사이클링이 이미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며 "버려지는 폐기물이 쓰레기 더미에서 쌓이는 것이 아니라 새 제품으로 만들어져 자원이 선순환 된다는 점에서 업사이클링이 국내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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