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적신호, 족저근막염

박명윤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1/21 [08:46]

발바닥 적신호, 족저근막염

박명윤 논설위원 | 입력 : 2022/01/21 [08:46]

국보 83호 반가사유상. 발가락이 굽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소비자고발뉴스=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필자는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발에 관한 건강칼럼을 준비하면서 발과 발가락에 관심을 가지고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思惟)의 방(Room of Quiet Contemplation)’에서 전시되고 있는 국보 78호와 국보 83호 두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의 발가락을 유심히 보았다.

오른발을 왼쪽 무릎에 얹고 오른손을 살짝 뺨에 댄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은 삶에 대한 깊은 고민과 깨달음의 상징이다.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은 힘이 들어가서 굽어진 상태이다. 일부 학자들은 반가사유상에 나타난 ‘굽어진 발가락’이 깨침의 순간 중추신경계에 나타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즉 법열(法悅)에 들면서 입가에 미소가 감돌고 발가락은 살짝 움직이고 손가락은 뺨에서 막 떨어지는 순간을 나타냈다고 본다. 

발(foot)에는 엄지발가락에서 새끼발가락까지 5개의 발가락(toe)으로 나누어지며, 발가락 가운데서 둘째발가락(검지발가락)은 사람에 따라 그 길이가 매우 다양하다.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보다 2mm 이상 길면 이집트인 발(Egyptian foot), 길이가 비슷하면 로마인 발(Roman foot), 둘째발가락이 엄지발가락보다 2mm 이상 길면 그리스인 발(Greek foot)에 해당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리스인 형의 발에는 병적인 현상이 드물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마인 형이 68.6%로 가장 많고, 이집트인 형이 19.6%, 그리스인 형이 11.8%로, 서양인과는 다른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발에 병이 있는 사람을 분석한 결과는 이집트인 형이 50.3%, 로마인 형은 29.4%, 그리스인 형은 20.3%로 서양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발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부위이며, 발목을 이루는 7개의 족근골(足根骨), 발등을 이루는 5개의 종족골, 발가락 마디에는 14개의 족지골 등의 복잡한 뼈로 이루어져 있다.

발에는 종족골이 서로 견고하게 연결되어 체중을 골고루 받쳐주기 때문에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역할을 한다. 엄지발가락은 체중을 옮겨 주는 지렛대 역할을, 각 발가락은 앞으로 나가게 하는 역할을, 뒤축은 신체를 균형 있게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한다. 

발은 56개의 뼈와 60개의 관절, 214개의 인대, 38개의 근육을 비롯해 수많은 혈관들로 정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최근 달리기, 걷기, 댄스, 배드민턴 등 하체 동작이 많은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발목과 발 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발 사용량이 늘어난 결과로 생기므로 뼈 손상보다는 움직임이 많은 인대(靭帶)나 근막(筋膜) 질환이 많다. 

발목과 발 관절 인대 손상이나 염증 환자가 크게 늘어 2010년 160만여 명이 2019년에는 204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족저근막염(足底筋膜炎) 환자는 2010년 8만9000여명에서 2013년 15만3000여명, 2016년 22만7000여명, 해마다 늘어 2019년에는 27만6000여 명으로 10년 사이에 3배가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운동 기회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25만명이 넘었다. 

족저근막염(Plantar Fasciitis)은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족부 병변 중 하나로, 뒤꿈치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과거에는 발과 발목을 포함한 족부를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이 적었지만, 최근에는 족부 전문의들이 전국 각지에서 진료를 본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에 있는 두꺼운 섬유조직의 막으로 종골(뒤꿈치 뼈) 안쪽에서 시작하여 발바닥 앞쪽으로 5개의 분지를 내어 발가락 기저부에 부착되는 강인하고 두꺼운 섬유띠이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arch)를 만들어주고, 걸을 때 발이 튼튼하게 힘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발 아치(족궁, 足弓)는 몸의 하중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완충 작용을 하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걷거나 서 있을 때 발뒤꿈치와 발가락의 뿌리 부분이 지면에 닿고 중간은 살짝 뜨는 형태가 정상적인 발이다. 발의 아치 구조에 이상이 생길 경우, 몸은 똑바로 지탱할 수 없게 되며, 몸이 균형을 잃게 되고 전신 관절까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현대인의 발 아치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발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신발을 신고 딱딱한 아스팔트를 걷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급성으로 발생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증상이 생긴다. 전형적인 증상은 뒤꿈치 안쪽 부위의 통증으로,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첫발을 내디딜 때, 의자에 오래 않아 있다가 일어나서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고, 계속 걸으면 오히려 통증이 완화된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원인은 (1)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반복적인 스트레스이다.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반복적인 미세한 외상 또는 너무 많이 사용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2) 발에 변형이 있는 경우 더 잘 발생할 수 있다. (3) 발목을 발바닥 쪽으로 구부리는 근력이 약해지면 발생할 수 있다. 

근력(筋力)이 약해지면 걸을 때 발의 추진력이 약해지면서 근육이 원래 해줘야 할 기능을 족저근막이 대신하게 되고,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추가로 받아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외에도 통풍(痛風), 루푸스(lupus), 강직성 척추염(脊椎炎) 등의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에 만성의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만으로 가능하다. 진찰 소견상 대부분 종골(踵骨, heel bone)의 내측 결절 부위에 국소 압통이 있으며, 국소 부종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족저근막을 수동적으로 신장시켜 증상이 발현되는지 확인하는 ‘감아올림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립 상태에서 발 X-ray를 촬영해 다른 원인에 의한 통증을 감별한다. 

발바닥의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아주 다양하다. 족저근막염의 특징은 걷기 시작할 때 뒤꿈치의 발바닥 안쪽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다른 양상으로 통증이 나타나면 지간 신경종, 말초신경병증성 통증, 급성 족저근막 파열, 종골의 피로골절, 족근관증후군, 천추신경병증, 뒤꿈치 지방패드 위축 증후군, 족저근막 섬유종증 등의 가능성이 있다. 

치료는 비수술적인 치료가 주가 되며, 대부분 비수술적인 치료만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수개월에 걸쳐 천천히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환자는 이를 숙지하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스트레칭, 휴식, 진통제 등을 사용하며, 6주 이상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체외충격파 또는 주사치료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스트레칭(stretching)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며, 대표적으로 족저근막 스트레칭과 아킬레스건(Achilles’ tendon) 스트레칭이다. 족저근막 스트레칭은 아침에 첫발을 내딛기 직전,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걷기 직전에 시행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음료수 캔이나 골프공 등을 뒤꿈치 안쪽에 대고 발로 강하게 구르며 스트레칭하는 방법도 있다. 

족저근막 스트레칭은 발목 관절을 최대한 발등 쪽으로 젖힌(족배굴곡) 상태에서 한 손으로 엄지발가락을 최대한 족배굴곡 시킨 뒤, 다른 한 손으로 뒤꿈치 부위의 긴장된 족저근막을 강하게 마사지한다. 1회에 10초 이상 10회씩,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으로 3세트씩 매일 시행한다. 

아킬레스건(腱) 스트레칭은 벽을 향해 서서 아픈 다리의 종아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도록 스트레칭을 하는 방법이다. 즉, 양손을 눈높이 위치에서 벽에 대고 다리를 벌린다. 이때 아픈 다라를 뒤에, 아프지 않은 다리를 앞에 둔다. 아픈 다리의 뒤꿈치를 바닥에 댄 상태로 몸을 천천히 벽 쪽으로 숙이면서 뒤쪽 종아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도록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해도 호전이 없으면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Extracorporeal Shock Wave Therapy)는 비침습적(非侵襲的)이며 회복 기간이 짧으면서도 60-80%의 환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수술적 치료와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족저근막염에 3주 정도의 간격으로 2-3회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행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에서 체외충격파 치료의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직에 미세한 손상을 주어 치유 과정과 신생 혈관 생성을 유도하고 말단부 신경 자극을 통해 통증을 둔화시킨다는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족저근막염이 잘 낫지 않는 이유는 스트레칭이 충분히 되지 않아 족저근막이 뻣뻣한 상태로 계속 걸으면서, 미처 낫지 않은 기존의 손상에 추가로 새로운 손상과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등산, 달리기, 걷기와 같은 체중 부하 활동을 줄이고, 고정식 자전거타기나 수영처럼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긴장이 적은 운동이 좋다. 

족저근막염의 주의할 점은 치료를 다 받았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생활습관을 반복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발바닥 마사지,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해주고 쿠션감이 있는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아주 쉽지만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발과 발목 건강을 위하여 다음 운동들이 도움이 된다. △엄지발가락을 크게 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다. △바닥에 수건을 깔고 발가락으로 집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계단이나 두꺼운 책 위에 발을 반쯤 걸친 후 발바닥에 당김이 느껴질 때까지 뒤꿈치를 계단 아래로 내리는 자세를 15-30초간 유지하여 3회 이상 반복한다. △일어서서 캔이나 페트병을 발바닥에 대고 뒤꿈치에서 발 가운데까지 앞뒤로 굴린다. △두 발로 서서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고 10초 동안 유지하며 10회 반복한다. 

심장(心臟)이 혈액을 방출하면 동맥(動脈)을 통해서 온몸의 각 부위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정맥(靜脈)을 통해서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심장에서 피를 온몸으로 보낸다면 발은 거꾸로 심장 방향으로 피를 되돌려 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발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있기에 이런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발에서부터 혈액 순환 장애가 나타나고 붓기 시작한다. 

발은 인체에서 약 5% 밖에 되지 않지만 나머지 95%의 신체를 지탱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발의 문제로 잘 걷지 못하면 다리 근력이 약화되고 심장 기능도 저하되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현대인들이 겪는 질병과 통증 중 많은 문제가 발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건강한 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SGN

pmy@sisaweekly.com

박명윤 논설위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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