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장애는 질병' WHO 결정 시 우리는?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5/16 [16:02]

'게임장애는 질병' WHO 결정 시 우리는?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5/16 [16:02]
 WHO가 '게임장애'를 질병코드로 분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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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뉴스=임동현 기자] WHO(세계보건기구)가 '게임장애'를 질병코드로 분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게임업계와 문화콘텐츠 관계자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WHO는 오는 20일 온라인, 모바일 게임에 과도하게 집중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주는 '게임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게임중독은 오는 2022년부터 질병으로 분류된다.
 
WHO는 '게임 자체를 즐기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삶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과도하게 사용하면 정신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안건은 지난해에도 제시됐지만 무산됐고 올해 다시 상정됐으며 현재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임업체는 우선 게임업체가 타격을 입고 기술 및 인력 손실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시 2023년부터 3년간 전 세계 게임산업의 경제적 손실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절반이 넘는 6조3400억의 손실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29일 WHO에 게임장애의 질병코드화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은 게임 그 자체가 문제 요인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 태도, 학업 스트레스, 교사와 또래지지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패널조사의 연구 내용을 핵심으로 밝혔다.
 
또 임상의학적으로 게임 이용이 뇌 변화의 직접 원인이 아니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와 같은 질환이 있을 때 게임 과몰입 증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진단 및 증상 보고가 전 세계, 전 연령층에 걸친 것이 아닌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국한되어 있고 청소년이라는 특정 연령층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남태평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사무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WHO는 먼저 질병으로 규정하고 그리고 치료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선후 관계가 맞지 않다.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치료가 들어가야하는데 정의도, 진단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임상 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 청소년들의 경우 지나친 경쟁과 부모의 강요 등이 게임에 과몰입하게 만든 것이지 게임 자체가 과몰입으로 청소년들을 유도한 것이 아니다. 정확한 원인도 규명하지 않고 질병코드에 넣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준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2일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철회해달라는 서한을 올렸다. 이 서한에서 그는 "질병코드 등재를 위해서는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해야하고 관련 연구와 함께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충분한 검증시간이 필요하다. 다양한 관점이 제시되는 상황에서 객관적 검증 없이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최준영 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객관적으로 어느 것이 맞다고 판단되지 않은 상황에서 질병코드로 등재한다는 것 자체가 우선 문제고 게임중독을 무조건 '게임'이 원인이라고 쉽게 진단하는 것도 문제다. 물론 게임중독의 심각성은 분명 있지만 게임에 몰입하게 된 데는 분명 다른 사회적인 요인이 있을텐데 이를 분석하지 않고 무조건 게임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단정한다면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전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독'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큰 문제다. 의사의 진단에 맡기는 것인데 의사가 어떤 질문을 하고 진단을 하냐에 따라 멀쩡하고 선량한 아이가 졸지에 '정신장애인'이 되고 이것이 평생을 갈 수 있다. 부모들이 죽을 각오하고 게임을 못하게 막아야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통과가 되면 5년의 유예 기간이 있는데 시간을 가지고 검토하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45.1%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론조사 대상자가 학생이나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을 위주로 해 객관적이지 않은 수치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WHO가 게임장애를 질병코드로 등록된다고 해서 당장 혼란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WHO의 질병코드 등록은 회원국에게 질병으로 인정할 것을 '권고'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WHO가 질병으로 분류하면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WHO의 권고를 바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남태평 사무관은 "보건복지부가 받는 것이 아니라 통계청이 '통계분류코드'를 받는 것이다. WHO 회원국이기에 원칙적으로 권고를 받아들이겠지만 '한국질병표준분류' 개정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이다. 무조건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고 사회적 합의 등을 다 포함해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설사 2022년 효력이 발휘되어도 많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S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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